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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 독립 1년]제1과제 '신성장동력' 찾기, 조현상의 '위시리스트'는①효성첨단소재, 그룹매출 70% 차지…배터리·반도체 소재서 기회 모색

정명섭 기자공개 2025-06-30 13:34:37

[편집자주]

HS효성그룹이 효성그룹에서 독립한 지 1년이 지났다. HS효성을 이끄는 조현상 부회장은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인공지능(AI) 등 미래 시장을 겨냥한 신사업 준비로 독립 경영의 의미를 구체화하고 있다. 더벨은 HS효성의 지난 1년간의 변화를 돌아보고 조 부회장이 그리는 청사진, 사업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3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효성그룹이 효성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타이어코드에 집중된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현상 부회장의 다음 시선은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등 고부가가치 소재로 향해있다.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 매각은 사업재편을 위한 조 부회장의 의지를 보여준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틸코드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HS효성그룹이 과감한 투자와 구조 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HS효성첨단소재 '타이어코드' 의존 여전

HS효성그룹은 오는 30일 출범 1주년 행사를 연다. 분사 후 1년을 되돌아보고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다. ㈜HS효성 각자 대표이사인 조 부회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메시지를 낼 전망이다.

다음 날인 7월 1일은 창립기념일이라 전사 휴무다. 본래 효성그룹의 창립기념일은 그룹의 모태인 동양나이론을 설립한 11월 3일이었으나 HS효성그룹은 효성에서 독립한 날에 의미를 뒀다.

㈜HS효성은 작년 7월 1일자로 효성그룹에서 분사한 신설 지주회사다.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홀딩스USA △HS효성더클래스 △HS효성토요타 △HS효성비나물류법인 △광주일보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HS효성그룹 지분구조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효성TNS 등을 거느리는 ㈜효성은 기존대로 조현준 회장이 맡고 ㈜HS효성은 조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 체제에서 장남인 조 회장은 섬유와 화학사업을, 삼남인 조 부회장이 산업자재와 수입차사업을 맡아온 온 것에 대한 연장선이다. 당시에도 두 형제는 사업 영역을 놓고 서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간 ㈜HS효성의 외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출범 당시 연결 자산총계는 1조447억원, 부채총계는 4925억원이었으나 올 1분기 말 자산은 1조1574억원으로 1000억원가량 늘었고 부채는 6056억원이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는 없다. 여전히 HS효성첨단소재가 그룹 연결기준 매출의 70%를, ㈜HS효성이 자체 보유한 물류사업 이 매출의 24%를 책임지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보강 소재(타이어코드)와 산업용 원사, 차량 에어백 원단, 아라미드 등의 산업자재를 생산하는 계열사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타이어 보강 소재인 폴리에스터(PET) 계열 타이어코드 부문에선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한다. 전 세계 자동차 2대 중 1대에 적용된다는 의미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콘티넨탈, 브리지스톤, 미쉐린 등 글로벌 10대 타이어 회사들이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전체 매출에서 타이어코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다.

㈜HS효성의 물류사업은 컨테이너와 벌크, 플랜트 기자재, 프로젝트 화물 등 여러 수출입 화물 운송을 대행해주는 사업이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 효성티앤씨 등 ㈜효성 산하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물류사업 매출의 74%가 효성 계열사와의 거래로부터 나온다.


◇반도체·이차전지 소재로 영토 확장...스틸코드 매각 후 M&A 속도 빨라질 듯

조 부회장의 고민은 이 지점에 있다. HS효성첨단소재 외에 확실한 캐시카우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보통신 계열사인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영업이익이 HS효성첨단소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조 부회장이 연초부터 HS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부문 매각에 나선 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다. HS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하는 타이어코드는 PET와 스틸, 나일론 타이어코드로 나뉜다. 이 중 스틸코드는 북미 시장점유율 1위, 유럽 점유율 3위권으로 HS효성첨단소재 전체 실적의 20%를 차지한다.

HS효성첨단소재는 현재 본입찰에 참여한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와 전략적 투자자(SI) 등 5곳과 협상 중이다. 입찰 참여자들은 1조5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코드 사업부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멀티플 10배를 적용한 기업가치다.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무역 분쟁으로 인해 유럽과 미국 자산의 프리미엄이 반영돼 매각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그룹은 매각 자금을 HS효성첨단소재 재무구조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조 부회장이 그룹 외연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M&A를 주문하고 있어 스틸코드 매각 이후 투자 범위와 규모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부회장의 관심사는 배터리 소재,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등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체질을 전환하는 게 목표다.

일례로 HS효성첨단소재는 작년 11월 벨기에 배터리 양극재기업 유미코아에 448억원을 투자했다. 유미코아가 추진 중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과 관련해 사업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음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급속 충전 설계가 용이해 차세대 소재로 불린다. 이에 SK와 LG, 포스코 등의 계열사도 실리콘 음극재 분야에 뛰어든 상황이다.

조 부회장은 효성에서 독립하기 전인 2022년에 HS효성더클래스를 통해 국내 양극재 기업 우전지앤에프의 지분 60%를 327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HS효성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그룹으로 성장시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AI 및 데이터 매니지먼트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여러 사업 기회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를 직접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조 부회장은 오픈AI가 참여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기존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적극적으로 물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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