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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산업+블록체인 콜라보]안랩, 혹한기에도 미래먹거리 투자 지속 '결실 맺을까'①전담 자회사까지 설립, 상용화 기다리며 인프라 구축

노윤주 기자공개 2025-06-25 09:16:02

[편집자주]

과거 여러 보안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눈독을 들였었다. '위변조 불가'라는 강점을 염두에 두고 신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다. 시기상조였다. 두 업계의 협업 성과는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위변조 파악, 데이터 암호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블록체인이 그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벨은 보안업계의 블록체인 분야 재진입 가능성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안 산업은 각광받는 분야이지만 수익 대부분이 수출보다는 내수에 의존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먹거리는 많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이에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블록체인이었다. 여러 보안 기업이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현시점 유의미하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안랩이 유일하다. 안랩은 2017년 말 AI와 블록체인 두가지 새로운 영역을 동시 개척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의 경우 전담 자회사까지 설립했다. 안랩은 여전히 블록체인, AI 그리고 보안 세 영역의 결합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V3 그 다음, AI·블록체인 점찍어

안랩은 보안기업 중 비교적 빠른 2017년 말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TF 형태였다. 신사업을 전담하는 오픈이노베이션 TF에서 담당했다. 이 때 동시에 AI 사업도 진행했다.

신사업 키우기는 계속됐다. 2019년 1월에는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분 아래 블록체인팀을 신설했다. 당시 안랩은 '넥스트 무브 안랩 4.0'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외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기업 조직 구조를 혁신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CTO 부문은 블록체인뿐 아니라 AI, 데이터분석 등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도 인력을 전폭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시기 CFO 부문에는 전략기획팀을 만들었다. 신사업 역량 확보와 관련 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였다. CTO 부문에서는 기술력을 쌓고 CFO 부문에서는 이를 지원하는 형태의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 것이다.


하지만 성과는 즉시 나타나지 않았다. 남들보다 빠르게 진입했던 만큼 블록체인과 AI 두 기술이 대세로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안랩은 포기하기보다는 상용화를 바라보며 내실을 다지는 방향을 선택했다.

성과는 AI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4월 '안랩 AI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그간 쌓아온 역량을 상품으로 만들었다. 이전까지는 기업 보안 플랫폼 '안랩 XRD' 등 일부 제품에만 AI를 탑재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는 통합 AI 보안 서비스를 시장에 내놨다.

안랩 AI 플러스는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지능형 보안탐지와 강화된 분석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파일, URL, 스미싱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고 위협 발생 원인과 공격 방식을 탐지한다. 안랩은 향후 AI가 상황을 인식하고 분석해 스스로 대응하는 AI 에이전트 기반 자율 보안 운영까지 구현할 계획이다.


◇대기업 지갑 서비스 인수하며 사업 기반 다져

AI 보안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블록체인 사업도 덩달아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 사업은 2022년 설립한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에서 전담하고 있다. 당시 안랩은 블록체인 시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부를 독립시키기로 결정했다.

보안업계에서 블록체인 전담 자회사를 만든 것은 안랩이 유일하다. 이 지점에서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안랩의 의중이 엿보인다. 잠깐 시도해 보고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접을 생각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ABC는 현재 블록체인 전자지갑 분야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 초 자체 블록체인 지갑 'ABC월렛'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SK텔레콤의 'T월렛'과 대체불가토큰 거래소 '탑포트'를 양수받았다. 올해 4월에는 10억원에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엑스가 운영하던 개인용 지갑 '클립'과 개발자용 지갑 '카스'를 인수했다.

ABC는 대기업이 구축했던 전자지갑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지분투자까지 유치했다. SKT가 사업을 넘기면서 ABC 지분 19%를 확보했고 올해는 10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을 30%로 확대했다.

현재 SKT는 안랩에 이은 ABC의 2대 주주다. SKT가 주도하는 블록체인 사업은 중단했지만 ABC를 통해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개념의 출자였다.

또 ABC는 클립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라운드엑스 출신 일부 인력도 흡수했다. 국내서 소수 밖에 없는 블록체인 개발 인력은 귀한 인재로 통한다. 인력기반까지 마련하면서 추후 ABC는 여러 서비스로 확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본사 보안, AI 서비스와 시너지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보안 분야 기업 중에서는 안랩만큼 깊게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한 곳이 없다"라며 "코인사업이 아닌 지갑 인프라를 구현하는 게 ABC의 목표이다 보니 성과가 더디게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법인투자도 열리고 업권법 마련 움직임도 시작되면서 투자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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