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크레딧 하향 압박에도 한국물 수요 '굳건'글로벌 투자자 관심 집중, 2차전지·철강 이슈어 '순항'
권순철 기자공개 2025-07-04 08:03:59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2일 18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민국 산업계가 구조적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들의 크레딧 하방 압력도 강해지는 추세다. 미국발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인상이 현실화된 시점에서 2차전지, 철강 기업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특히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다만 한국물 수요까지 격변에 놓일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 받는다. 중국 리스크가 떠오른 상황에서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의 자금은 한국물로 집중되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 크레딧 불안이 내재된 기업들도 순조롭게 외화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 크레딧 하향 압박…석유화학·철강·2차전지 '요주의'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이날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글로벌 교역 축소, 높아지는 신용도 부담'을 주제로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 산업계가 직면한 대내외적 도전과 함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대응과 향후 방향성 등이 주로 논의됐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전 세계가 구조적 변화에 직면했음을 언급하며 국내 기업이 특히 험로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S&P가 소개한 구조적 변화는 미국의 관세 부과, 전기차로의 전환, 인공지능(AI) 붐 그리고 공급 과잉으로 요약된다. 박준홍 S&P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신용평가부문 팀장은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열렸지만 현재로선 크레딧 하향 압박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미국발 전방위적 관세 부과는 이미 국내 기업들의 비용을 끌어올린 지 오래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관세 부과에 대한 민감도도 덩달아 커졌다는 게 박 팀장의 설명이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델 절반 가량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국경을 넘을 때마다 상당 규모의 관세를 지불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에 대비해 대규모 투자를 늘린 2차전지 기업들은 신용도 부담이 특히 크다고 여겨진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재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AI 붐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업사이드에 기여하고 있지만 리스크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HBM 대응이 늦어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이 SK하이닉스에 밀린 게 대표적인 예다.
공급 과잉은 석유화학과 철강 기업이 촉각을 기울이는 이슈로 꼽힌다. 중국발 물량이 유입되면서 앞으로도 이런 추세를 의미 있게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박 팀장은 "올 2분기부터 석유화학, 철강, 2차전지 배터리 섹터의 기업들의 크레딧 하향 압박이 특히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물 수요 견조…LG엔솔·포스코 외화 조달 '순항'
한국물 발행사들에겐 불리한 매크로 환경이지만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 예단하기는 어렵다. 한국물을 향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 받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크레딧 하방 압력을 받아도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바뀌거나 등급 한 노치가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한국물 수요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물에 투심이 쏠리면서 국내사들도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소통 채널 관리에 무게를 두는 추세다. S&P 관계자도 "외화채 발행 업무와 관련해 한국 기업들과 소통하면서 긍정적인 인상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크레딧 하향 압박이 예상된다고 거론됐던 기업들은 한국물 시장에서 순조롭게 외화를 조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가 대표적인 예다. LG엔솔은 지난 4월 20억달러 발행을 무사히 마쳤다. 포스코홀딩스도 지난 5월 아시아, 유럽,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7억달러 규모의 조달을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도 미국발 관세 이슈와 무관하게 대규모 조달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상반기에만 도합 85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본드와 약 14억 달러의 유로본드 조달을 마쳤다. 2024년 연간 발행액(115억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2023년(90억달러) 발행 규모는 이미 넘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SG PE, '코스모그룹 3400억 투자' 1차 클로징 완료
- [활로 찾는 건자재 기업들]본업 강화 10년, 견고한 수익 뒤 남은 과제들
- [HS효성 독립 1년]선대회장 '민간 외교' 이어받은 조현상 부회장
- [HD현대, 건설기계 재편]한발 물러선 IPO, CB 상환 리스크도 ‘동행’
- H라인해운, ‘운송 계약’ 묶어 선박 4척 매각한다
- [순항하는 삼성중공업]"방산 없어도 코랄 2호기 성사 땐 밸류 반등 가능"
- [상법 개정안 통과]'예방주사 맞은' 두산, 흔들림 없다
- [상법 개정안 통과]계열사 재편하는 HD현대, 추가 IPO 동력 '제한적'
- [활로 찾는 건자재 기업들]'흔들리는' 시멘트, '받쳐주는' 폐기물 순환사업
- [지속가능경영 리뷰]현대글로비스, 환경 지출액 '역대 최대'…탄소중립 '순항 중'
권순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SK이노베이션 영구채 납입 '임박'…에쿼티 조달 이어간다
- [Market Watch]비상장사 자금조달 주의보 "자본시장법 준수하라"
- [애드포러스 IPO]합병 9부능선 넘었다...주식매수청구 리스크 '차단'
- [Korean Paper]가스공사 올해 첫 외화 조달…'FRN 수요' 공략
- 5500억 조달 두산, 증권사단 도움 빌렸다
- [케이뱅크 IPO]주관사단 킥오프 개시, 지정감사 '물밑작업'
- [Korean Paper]크레딧 하향 압박에도 한국물 수요 '굳건'
- [Korean Paper]새 정부 외평채 발행 성공적, SSA 전략 통했다
- [RCPS 굴레 벗는 비상장사]주판알 튕기는 주관사…보통주 전환 시점 '고민'
- [애드포러스 IPO]합병 주총 D-1…합격점 받은 기관 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