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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MBK-홈플러스 10년 동행 끝, 먹튀? 사실은 '빈손'으로 나와RCPS 일부만 상환, 나머지 에퀴티는 회수 '제로'

박기수 기자공개 2025-06-24 16:35:5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16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북아시아 최대 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경영권을 모두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청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가 M&A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MBK파트너스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내린 결정인데요.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의 시작부터, 앞으로 홈플러스는 어떻게 될 지 더벨이 알아봤습니다. M&A부 박기수 기자입니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게 된 시점은 2015년입니다. MBK는 자체 펀딩으로 약 3조600억원의 에퀴티를 투입했고, 인수 주체인 홈플러스를 통해 자체 차입금 약 4조2000억원을 조달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인수금융 4조2000억원 중 약 3조원은 테스코그룹으로부터 홈플러스 지분을 취득하기 위한 용도였고, 나머지 약 1조2000억원은 테스코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홈플러스의 사모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차입한 금액이었습니다. 결국 약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것이죠.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의 의중대로 흘러가지 못했죠. 삼일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고정비 부담과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 코로나 19와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 그리고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 유동성 경색 등으로 2025년 3월 4일 기업회생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다음에 무차별적으로 부동산을 매각한 뒤, 무책임하게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일명 '먹튀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MBK의 원금 회수율을 보면 속사정은 조금 다릅니다.

MBK는 앞서 언급 드렸듯 약 3조원의 에퀴티를 투입했는데요. 이중 약 7000억원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였습니다. RCPS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은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이 있습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홈플러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2351억원의 RCPS를 상환했습니다. 매년 RCPS에 해당하는 배당금도 지급했을 테고요. 아무튼 이 RCPS에 대한 일부 상환을 제외하면 MBK가 회수한 금액은 없습니다.

물론 홈플러스에 투자한 MBK파트너스 블라인드 펀드 3호를 기준으로 보면 두산공작기계,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등의 엑시트 실적으로 펀드 수익률 자체는 손해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홈플러스 투자로 MBK가 건져간 금액은 거의 없다는 의미입니다.

특히나 이번에 홈플러스가 청산 인가 전 M&A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MBK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를 일괄적으로 소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나타나면 MBK는 홈플러스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됩니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로 3조7000억원, 계속기업가치로 2조5000억원을 산정했는데요. 경제 논리 상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으면 청산이 되는 것이 합리적이겠죠. 다만 고용 안정성과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법원이 청산을 결정하지 않고 새 주인을 찾는 '인가 전 M&A'를 허가해 줄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홈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부채가 여전히 상당하기 때문인데요.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홈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총차입금은 약 5조5000억원입니다. 여기서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부채인 약 3조4000억원을 제외한 순수 금융권 차입금만 2조원입니다.

이뿐만 아니죠. 앞서 언급된 RCPS도 상환해야 할 빚입니다. 회계 장부상 현재 RCPS는 자본으로 분류돼 있지만, 새 인수자 입장에서 RCPS도 당연히 갚아야 할 대상입니다. 2월 말 기준 RCPS의 장부가액은 1조1500억원입니다.

낙관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약 2조원 정도의 자금만 투입되면 고금리 차입금과 RCPS 등을 상환하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향후 10년간 잉여현금흐름을 뜻하는 계속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이라는 뜻은 어쨌든 홈플러스가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매물이라는 점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부동산 자산도 여전하죠. 2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약 4조8000억원으로 토지 자산만 약 3조원입니다. 또 전국에 126개 대형마트와 308개의 익스프레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등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도 여전히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아름다운 그림은 아니었지만, MBK와 홈플러스의 10년 동행은 이제 끝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를 인수할 주체가 나타날까요.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와 관련해서 더벨이 계속 보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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