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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문화재단의 진화]파라다이스, 든든한 자금줄 '계열사 기부금'③매년 수억원 현금 출연…지주사 지분 출연 '승계 활용' 가능성 주목

서지민 기자공개 2025-06-26 09:02:28

[편집자주]

문화재단은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사 오너의 의지에 따라 공익사업 성격, 실행력, 재단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거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곳이 다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인식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곳이 많다. 연간 공시를 토대로 주요 대기업 문화재단들의 현재 위상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 등을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의 자금줄은 탄탄하다. 계열사로부터 매년 수억원대 기부금을 출연받아 운영된다. 출연 규모가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출연에 참여하는 계열사 수도 점차 늘고 있다. 그룹 전방위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 16년간 계열사 지분을 출연받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설립 초기 창업주인 고 전락원 회장으로부터 기부받은 그룹 지주사 파라다이스글로벌 지분이 재산의 대부분이다. 오너일가가 승계를 위해 파라다이스 주식 등을 재단에 추가 출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끊임없는 자금 수혈…출연사 확대, '체계적 후원' 안착

파라다이스문화재단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곳은 역시 파라다이스다. 2019년부터 매년 현금을 출연해 6년간 납입한 자금만 40억원에 달한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꾸준히 자금을 출연했다. 팬데믹으로 항공길이 막히면서 주력 사업인 카지노와 호텔사업에 타격을 입어 3년간 누적 영업손실액이 57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재단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


엔데믹 이후 수익성이 정상화되면서 총 출연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2021년 6억4000만원, 2022년 3억9400만원이던 기부금은 2023년 13억7000만원, 2024년 18억9000만원으로 증가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계열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기부를 거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비노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투어 등 비주력 계열사까지 기부에 참여하며 그룹 차원의 사회적 책임 분담 기조가 뚜렷해졌다.

출연 주체가 다양화되고 출연금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안정적 운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외부 수익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그룹 계열사 전반이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지분 출연은 전무…오너 3세 승계 과정 공익재단 역할 주목

눈에 띄는 점은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최근 십수 년간 단 한 차례도 계열사 지분을 출연받은 적이 없다는 부분이다. 공익법인 공시 열람이 가능한 2009년부터 2024년까지 순수 현금 출연만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은 그룹 지주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 지분 2.84%(1만 8441주)가 전부다. 전락원 창업주가 직접 기부한 자산이다. 파라다이스글로벌 주식을 보유하는 데 따른 배당금 수익은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파라다이스의 또 다른 공익법인인 학교법인 계원학원과 복지재단은 계열사 지분을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계원학원과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은 파라다이스 지분을 각각 4.05%, 1.01%씩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파라다이스 지분을 자산증식 지렛대와 핵심 수익원으로 활용한다. 이 지분에서 나오는 배당 수익은 2024년 결산 배당금만해도 6억원에 달한다. 파라다이스가 2002년 상장하면서 지분 가치가 크게 올라 재단 재정이 탄탄해지는 효과도 누렸다.


이런 가운데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을 향한 오너일가의 추가 지분 출연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영 승계 과정에서 문화재단을 창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 주식 일부를 공익재단에 출자하는 방법으로 상속세와 증여세 부담을 피한 뒤 해당 주식을 우호지분으로 활용해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현재 파라다이스그룹 오너 2세 전필립 회장은 지주사 파라다이스글로벌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전필립 회장(지분율 67.33%)과 그의 세자녀(20.1%)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3세 승계는 전 회장과 자녀 간의 지배력 간극을 좁히는 작업이 핵심이다. 만약 전 회장이 공익재단에 지분을 출자하면 자연스럽게 오너 3세 지배력을 높이면서 오너가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전 회장의 파라다이스글러볼 지분을 3세들에게 넘길 때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는 수준의 지분(33.4%)만 주고 나머지는 재단에 출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세법상 공익재단에 계열사 주식을 출연할 경우 전체 지분의 5%까지 상속·증여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을 포함한 3개 공익재단을 통해 총 15% 지분을 세금 없이 넘길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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