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문화재단의 진화]파라다이스, '우경'에서 출발한 문화예술 DNA①1989년 출범 '문학·미술·공연예술' 사업 전개, 오너가 대 이어 이사장 취임
서지민 기자공개 2025-06-24 10:09:13
[편집자주]
문화재단은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사 오너의 의지에 따라 공익사업 성격, 실행력, 재단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거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곳이 다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인식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곳이 많다. 연간 공시를 토대로 주요 대기업 문화재단들의 현재 위상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 등을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1989년 ‘우경문화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우경(宇耕)’은 파라다이스그룹 창업주 전락원 회장의 호다. 넓은 공간에서 밭을 간다는 뜻처럼 예술이라는 밭을 일구고 그 가치를 키우겠다는 신념이 담겼다.지금은 최윤정 이사장 체제 아래 미술과 기술, 공연과 공간이 연결된 ‘아트테인먼트(Art + Entertainment)’ 실험을 거듭나며 진화 중이다. 단순한 기부형 재단을 넘어 예술과 일상을 엮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예술에서 시작된 기업철학…'우경' 정신 가족 중심으로 계승

전 회장의 누이 전숙희 선생은 스무 권의 수필집을 펴내고 40년 가까이 한국펜(PEN)클럽을 이끈 문인이다. 두 사람은 1970년 교양지 '동서문화'를 공동 창간했고 이것이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의 뿌리가 됐다.
동서문화는 해외 동포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하고 동서 간 문화교류를 도모하는 데 목적을 둔 교양잡지다. 이후 '동서문학'으로 제호를 바꾸고 신인문학상 제정, 문학의 밤 행사 등 다양한 문학 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문화예술 중심 가치관은 오너 2세 전필립 회장에게도 계승됐다. 전 창업주의 아들인 그는 중앙대학교 재학 시절 밴드활동을 했을 만큼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 회장과 아내 최윤정 파라다이스그룹 부회장은 '세계 200대 컬렉터'로 여러 차례 선정됐을 정도로 미술품에도 관심이 크다. 최 부회장은 2013년부터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법인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문화에서 미술·공연예술로 활동 확장…공간 기반 콘텐츠 실험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오너 일가의 문화에 대한 관심을 초석으로 삼아 설립됐다. 1989년 '우경문화재단'이라는 명칭으로 출범해 미술·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로 활동을 확장했다.
설립 초기에는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국제문학 교류를 적극 추진했다. 한국 펜클럽 지원을 시작으로 독일, 일본, 중국 등과의 지속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민간 외교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1990년대 초부터는 학문, 예술, 사회 각 분야에서 성과를 쌓아온 이들을 발굴·시상 하는 사업인 '파라다이스상'을 추진했다. 1997년에는 뉴욕 아트오마이(ArtOmi) 레지던시 사업을 시작해 국내 미술작가들이 해외 레지던시를 경험하고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왔다.
2000년에는 재단 명칭을 지금의 ‘파라다이스문화재단’으로 바꾸고 문화예술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특히 2013년 최윤정 이사장이 취임한 후 공간과 예술, 음악 등 분야를 넘나드는 실험적 예술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있다.
창작 지원사업 '파라다이스 아트랩(Art Lab)'이 대표적이다. 2018년 시작된 이 사업은 매년 10여명의 작가를 선정해 최대 5000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하며 작품 기획부터 프로듀싱 전 과정에 재단이 직접 참여한다.
단순한 창작 지원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실천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험적 예술을 일반 대중에게 무료로 선보이며 문화 접근성을 넓히고 공공의 문화 자산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아시아 문화 교류를 위한 공공 플랫폼 '아시안 팝 페스티벌'도 중점 사업 중 하나다. 파라다이스 그룹의 호텔·리조트라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아트테인먼트’ 실현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구현하는 파라다이스식 공익모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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