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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장 이어가는 NPL]우리금융F&I, '무차입 매입' 고수…NPL 확대 속 차별화 전략⑤시장점유율 하락했지만 수익성·재무안정성 개선…내실 중심 운영기조 이어가

김보겸 기자공개 2025-06-23 12:27:21

[편집자주]

2024년 국내 부실채권(NPL) 시장은 연간 기준 8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리고 2025년 1분기에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NPL 매물이 쏟아지며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거대한 NPL 시장을 실질적으로 흡수하는 주체는 5개 NPL 전업투자사다. 올 들어선 은행계 NPL 전업사들의 움직임에도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10조원 시대를 넘보는 NPL 전업사의 조달과 매입, 실적 흐름을 짚어보고 향후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PL 시장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금융F&I가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다. 자금 여력이 있지만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내부 유동성을 활용한 선별적 매입 전략을 고수하며 외부 조달 없이도 NPL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차원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시장점유율은 하락했지만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측면에선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조달 부담 없이 투자를 이어가며 레버리지를 낮췄다. 순이익과 자기자본도 모두 개선되는 등 재무구조가 탄탄해졌다. 전산시스템 개편 등 내부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조달 '0원'…5대 전업 NPL 투자사 중 유일

우리금융F&I는 2025년 1분기 시장에서 별도의 자금조달 없이 NPL 매입을 이어갔다.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외부 자금 유입 없이 매입 활동을 벌인 유일한 전업투자사다.


주요 경쟁사들과는 대비되는 전략이다. 유암코는 올해 1분기 5000억원 규모를 시장에서 조달해 전년 동기(4000억원) 대비 25% 증가한 자금을 마련했다. 대신F&I는 1440억원에서 4040억원으로 180.6% 급증했다. 이 중 2500억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했다. 하나F&I도 3000억원을 회사채로 조달하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키움F&I 역시 전년에는 조달이 없었지만 올 들어선 5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우리금융F&I만이 유일하게 시장 조달 없이 활동을 이어간 것이다.

조달 없이 1분기 NPL 시장에 대응한 배경으로는 충분한 투자 여력이 꼽힌다. 우리금융지주는 작년 5월 우리금융F&I에 대해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투자여력 확충과 영업기반 강화를 위한 조치였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지 않더라도 지난해 유상증자 덕분에 자금여력이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내부적으로도 비용 부담이 큰 고금리 조달은 줄이고 내부 유동성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NPL 매입은 소극적…시장점유율 3% 그쳐

자금 여력이 있음에도 매입 규모는 크지 않았다. 1분기 10개 시중은행이 출회한 NPL 규모는 총 1조6657억원에 달했지만 우리금융F&I가 매입한 물량은 565억원에 불과했다. 시장 점유율은 3%로 유암코(6513억원), 대신F&I(4537억원), 하나F&I(3984억원), 키움F&I(점유율 6%)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중한 NPL 매입 전략은 단순히 자금 여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지주 차원의 자산건전성 관리 기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에서 RWA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투자 자산 확대보다는 리스크 최소화에 방점을 두는 방식이다.

2024년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총 RWA는 235조6000억원이며 이 중 우리은행이 192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우리카드(18조7000억원), 우리금융캐피탈(12조4000억원), 우리투자증권(4조5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F&I의 RWA는 4대 계열사를 제외한 '기타' 항목 중 한 군데로 포함돼 있으며 8조1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우리금융F&I의 RWA 절대 규모는 크지 않다. 다만 우리금융F&I가 취급하는 자산이 주로 부동산 담보채권, 후순위 채권 등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만큼 그룹 전체의 RWA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입 확대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시장점유율은 하락세다. 우리금융F&I는 2022년 출범 첫 해에만 해도 3823억원의 NPL을 매입하며 시장점유율 16.1%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12.4%, 2024년에는 9.8%로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 매입 규모도 8118억원으로 5대 전업 투자사 중 가장 낮았다. 202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매입에 나섰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그룹의 건전성 관리 기조와 맞물리며 매입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매입 목표도 하향 조정…선별적 입찰 전략

올해도 유사한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F&I는 연초 수립했던 NPL 매입 목표를 내부적으로 일부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매입 규모는 작년 수준(8118억원)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며 "1조원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 확대에 맞춰 매입 규모도 늘리기보다는 이후 회수까지 감안해 입찰 대상을 선별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보수적 투자 기조에 따라 외형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2022년 출범 당시 3361억원 수준이던 총자산은 2024년 말 기준 1조2519억원으로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2025년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1조236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 감소했다. 5대 NPL 전업사 가운데 유일한 자산 감소 사례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개선 흐름이 뚜렷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3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순이익은 같은 기간 128.6% 증가한 3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52억원에서 10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영향이다. 작년 1분기에 11억원에 달했던 영업외손실도 올해는 6억원의 영업외수익으로 전환되며 실적 안정성 확보에 힘을 보탰다.

자기자본 역시 지난해 말 3375억원에서 올해 1분기 340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총부채는 같은 기간 9144억원에서 8958억원으로 줄어 레버리지비율도 2.7배에서 2.6배로 개선됐다.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도모한 셈이다.

우리금융F&I는 올해 전산시스템 전면 개편에도 나섰다. 투자 자산관리와 리스크 통제, 인사 시스템, 그룹웨어 및 메일 포털 등 전사적 전산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고 있다. 우리금융F&I 관계자는 "지주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산 시스템 정비를 통해 업무 효율성과 내부통제 수준을 동시에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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