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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강원랜드]대규모 투자 임박 속 재무전문가 결여 '아쉬워'매해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안 승인, 올해 집중 점검…이사회 내 지역 정치인 '다수'

김현정 기자공개 2025-06-26 08:21:24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15시46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랜드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한 대규모 'K-HIT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 차원에서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투자의 효율성 등을 점검하기 위함이다.

다만 정작 이를 심도 있게 점검하고 논의할 재무·투자 전문가가 이사회 내 부재하다는 평이 나온다. 향후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투자를 추진하는 만큼 강원랜드의 재무상태를 다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이사회 논의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강원랜드 이사회는 다수가 지방 정치인 또는 행정 분야 인물들로 구성돼있다.

◇이사회, 재무관리 계획안 승인...대규모 투자 앞둔 시기 '눈길'

강원랜드가 23일 이사회를 열고 2025∼2029년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다. 강원랜드는 매해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안을 이사회에서 승인하지만 올해의 경우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점검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강원랜드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한 'K-HIT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32년까지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27년까지 1단계로 제2카지노 영업장과 더불어 복합문화 공간 조성을 통한 엔터테인먼트형 카지노 사업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2032년까지 준공 예정인 2단계 플랜에서는 '하이원 그랜드돔'을 설치해 신규 카지노 및 문화 시설을 확충하고 글로벌 수준의 하이엔드 복합리조트로 체질개선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이사회 차원에서 현 재무상태를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5년간 강원랜드의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과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성 또한 구체화했다.


강원랜드 재무상태는 건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원랜드의 투자금은 안정적인 영업이익이 바탕이 된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영업이익 적자를 낸 것 외에 꾸준히 높은 수준의 EBITDA를 내고 있다. 강원랜드 EBITDA는 2021년 261억원에서 2022년 2954억원으로 회복됐고 2023년과 작년 각각 3633억원, 3647억원 규모의 EBITDA를 올렸다. 올 1분기에는 939억원 규모의 EBITDA를 냈는데 작년 동기(953억원)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재무전략은 매우 보수적이다. 투자를 위해 외부조달을 이용하지 않는다. 강원랜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운영하는 합법적 사행산업자로 일반 카지노 기업보다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강원랜드 부채비율은 20.9% 정도에 불과하다. 강원랜드는 매해 말 부채비율의 상단을 20%가량으로 일정하게 관리하는 편이다.

다만 최근 펼치고 있는 여러 신사업들로 인해 재무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강원랜드의 자본적지출은 작년부터 급증했다. 2021~2022년 170억원대에서 2023년 647억원으로 오르더니 2024년엔 1200억원 가까이 집행됐다. 올해 예산으로는 1262억원이 부여됐다. 이에 따라 이사회 차원에서 회의의 상당 비중을 할애해 강원랜드의 향후 중장기 재무상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K-HIT 프로젝트는 투자사업심의규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추천한 1명, 회사 감사위원장, 회사 사업 및 재무관련 본부장 또는 실장 2중 2명, 외부전문가 3명, 총 7명을 위촉해 투자사업의 필요성 및 타당성, 사업내용 및 규모의 적정성 등을 다각도로 심의·의결토록 했다"며 "강원랜드는 공기업으로 2000억원 이상의 투자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심의를 거치는 등 시스템화 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무전문가 부재…다수 지역기반 정치인 포진

다만 강원랜드 이사회 구성원을 살펴보면 이사회 내 재무 전문성이 다소 결여돼있다는 평이 나온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모두 통틀어 재무 경력이 탄탄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정치계 쪽 인물들이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안광복 사내이사는 강원랜드서 감사 업무를 맡고 있는 인물로 국정원 출신이다. 최철규 사내이사(대표이사 직무대행)는 보좌관 출신, 사실상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남한규 사내이사는 작년 6월 강원랜드 신임 경영지원 본부장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전 산업통상자원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서기관으로 산자부 석탄산업에 대한 실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로는 권순영 이사가 유일한 여자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방의회 시의원 출신이다. 신정기 사외이사는 국세청 세무조사관을 지낸 인물이다. 현재 세성세무법인 한강지점 대표로 세무 분야 전문가다. 강원랜드 내 유일하게 재무 쪽에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김준걸 사외이사의 경우 강원랜드의 노동이사다. 강원랜드는 2022년 노동이사제를 처음 도입했는데 김준걸 이사가 첫 노동이사로 선임됐다. 몇몇 이사회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인물로 알려져있다.

오영섭 사외이사의 경우 영월군청 경제정책과장을 지냈다. 권기홍 사외이사는 영월군 영월읍장, 한우영 이사는 고한읍번영회 회장·정선의료재단 이사를 지냈다. 임남규 사외이사의 경우 강원도 의회 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김주영 이사는 태백경찰서 경찰공무원직을 지낸 인물이다. 송주한 사외이사는 3.3기념사업회 팀장, 김광태 사외이사는 도계읍번영회 회장을 역임했다.

강원랜드 정관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사외이사진에는 강원도지사와 태백시장, 삼척시장, 영월군수, 정선군수 등 관련 지자체 선출직 공무원이 추천한 인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 지자체 관련 인물들이 상당수 포진돼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사회는 최고의사결정기구로 관련법령과 회사 정관 등에 따라 적법한 절차와 기준으로 선임·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또한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요건인 위원 중 1명 이상이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를 충족해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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