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7월 03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서구에 초대형 건물이 들어섰다. 지하 5층, 지상 10층으로 연면적만 25만㎡(약7만5000평)규모에 달하는 이 건물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인 '이랜드 글로벌 R&D센터'다.R&D센터로 불리지만 실질적으로 이랜드그룹의 모든 기능과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킨 첫 사례다. 현재 이랜드그룹 전 계열사는 마곡 '이랜드 글로벌 R&D센터'로 이사할 채비를 하고 있다. 전 계열사가 한 곳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창사 이래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첫 삽을 뜬 이랜드 글로벌 R&D센터는 9년만인 2024년 최종 준공 승인을 받았다. 당초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대내적으로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여파로 계속 공사가 지연됐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부담이 그룹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유동성 위기가 고조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건립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랜드그룹은 2016년 공사를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집중했다. 캐주얼 브랜드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평촌 NC백화점 등 보유하고 있는 주요 브랜드와 자산 매각에 나섰다.
재무구조가 안정되자 2018년 공사가 재개됐다. 이랜드그룹이 창립 40주년을 맞는 2020년을 준공 목표 기간으로 재설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19로 건설 현장 근로가 제약을 받으면서 공사가 다시 지연됐다.
결국 첫 목표로 삼았던 기간을 6년이나 넘긴 2024년 최종 준공 승인을 받았다. 이랜드그룹은 '글로벌 R&D센터'에 세계 최대 수준의 패션연구소와 패션 박물관, 첨단 F&B 연구소 등을 만들었다. 패션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인 만큼 인테리어에도 공을 크게 들였다. 외부에 공개되는 장소까지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사실 4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만큼 공사 내내 이랜드그룹 재무부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랜드그룹 회사들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받을 때 신용등급 보고서에는 글로벌 R&D 센터 건설로 인한 자본적 지출이 항상 언급됐다.
이랜드 글로벌 R&D센터는 그 동안 위기를 이겨낸 뚝심과 인내의 결과물 그 이상을 의미한다. 이랜드그룹의 발목을 잡아온 족쇄를 풀고 새로운 도약을 상징한다. 근로 환경, 출퇴근 시간, 생활 반경이 모두 바뀌지만 직원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글로벌 R&D 센터'로 입주를 준비하는 것도 이러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최근 이랜드그룹은 자체 PB브랜드는 물론 해외 독점 패션 브랜드, 애슐리 등으로 패션 및 외식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이며 재도약 발판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올해 이랜드그룹은 창립 45주년을 맞았다. 마곡 글로벌R&D 센터에서 펼치는 이랜드 그룹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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