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5조 넘는 부채 부담 크지만, MBK 결단 '빛' 보나 리스 포함 금융부채 5.4조, 계속기업가치·오프라인 인프라 등 메리트도
박기수 기자공개 2025-06-18 08:10:02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가 전 M&A 국면으로 접어든 홈플러스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기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홈플러스 보통주 지분을 모두 소각하기로 하면서 홈플러스 군살은 크게 빠졌다. 오프라인 인프라 등 유통업 지형을 확대하려는 잠재 인수자들이 여전히 관심을 가질 만한 메리트는 있지만 걸림돌은 '빚'이다.◇리스부채 뺀 차입금만 2.1조, RCPS도 1.15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홈플러스가 보유한 총차입금은 5조4684억원이다. 이중 리스부채는 3조4540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63%다. 장부 상의 리스부채는 홈플러스가 사용하고 있는 리스 자산의 계약 기간 내 리스료를 모두 합한 값의 현재가치를 뜻한다.
리스부채를 제외한 순수 금융권 차입금은 2조144억원이다. 세부 내역을 보면 단기차입금은 증권사에서 차입한 전단채와 기업어음 1880억원, 금융권에서 조달한 일반 단기대출 1060억원 등이 있다. 금리는 일반대출의 경우 4.47~7.05%, 전단채·CP는 6.2~7.8% 수준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차입금은 1조4662억원으로 가장 덩치가 큰 대출은 메리츠증권 등에서 조달한 금리 8%짜리 선순위 담보부대출 1조2167억원이다. 특히 메리츠에서 빌린 자금은 상환 조건도 붙어있다. 1년 안에 2500억원을, 2년 안에는 누적 6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또 조기상환IRR이 1년 기준일 이내 11.5%, 2년 이내 13%, 2년 이후 14%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그 부족 금액도 홈플러스가 상환해야 한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자본에 '숨은 빚'이 있다. 국민연금 등이 보유 중인 전환상환우선주(RCPS)다. 2월 말 장부가액은 1조1507억원이다. 올 2월 홈플러스가 상환 조건 변경으로 RCPS를 부채에서 자본으로 편입했지만 인수자 입장에서 RCPS는 엄연히 상환해야 하는 빚이다.
순수 금융권 차입금에 RCPS를 합한 값은 2월 말 기준 3조1651억원, 리스부채까지 합하면 6조6191억원이다. 재무상태표 상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감내해야 하는 빚이다.
금융부채 외 4618억원 규모의 구매전용카드 미지급금도 부담 요소다. 홈플러스는 판매할 물품을 들여올 때 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하고 카드사가 이를 먼저 결제해준 뒤 홈플러스가 추후 이자와 함께 갚고 있다. 홈플러스는 미지급금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으나 이는 협력업체 대금 미지급 우려를 낳은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차입금과 그간의 영업활동 추세를 봤을 때 쉽지 않은 딜이 될 것 같다"면서 "점포별 분리 매각설이 일각에서 언급되는 것도 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메리츠·RCPS만 갚으면…2조면 살 만 하다?
차입 규모만 놓고 보면 상당하지만 영업용 부채로 분류되는 리스부채를 제외하고 비교적 비용이 비싼 메리츠 차입금과 RCPS만 상환한다면 관심을 가질 만한 원매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주 발행으로 2조원 가량의 '뉴 머니'가 투입된다면 매년 대규모 금융비용을 초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고 매년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재무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면서 "비교적 적은 금액에 홈플러스가 보유한 토지 등 부동산 자산을 모두 보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사업을 계속 영위했을 때 2조원이 넘는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도 유통업 확장을 노리는 잠재 인수자들에게는 참고가 될 만한 사안이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조사보고서에서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를 2조5059억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홈플러스가 10년 간 창출할 영업활동현금흐름과 10년 이후의 미래 현금흐름을 합한 값에 현금·폐점예정 점포·매각예정자산 등 비영업자산 처분가치를 모두 더한 값이다. 다시 말해 홈플러스가 파산하거나 청산하지 않고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으로 가정할 때 홈플러스의 기업가치가 2조5059억원이라는 뜻이다.
여전히 전국 단위의 오프라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다. 올 2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4조8604억원으로 이중 토지 자산만 3조158억원이다.
올해 3월 기준 홈플러스는 126개의 대형마트와 308개의 익스프레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6개의 물류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대형마트 126개 중 68개는 임차 매장이고, 익스프레스 매장은 7곳을 제외하면 모두 임차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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