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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PS 굴레 벗는 비상장사]실적 변동성 줄어든다…보통주 전환 부담 '완화'①변화 알린 거래소, 실익 기대하는 발행사·투자사

권순철 기자공개 2025-06-25 07:32:17

[편집자주]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상장예비기업의 생명수인 동시에 비수다. 상장 전에는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보통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부담 탓에 증시 입성 작업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그러나 거래소가 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야 할 부담도 낮아졌다. 더벨은 이러한 변화가 발행사와 주관사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지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3일 10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예비심사 신청 이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다. IPO 추진 기업들은 그간 거래소 기조에 발맞춰 일찍이 보통주 전환을 마무리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 환경을 맞이하면서 시간에 쫓겨 전환할 필요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예비기업의 계속사업이익을 산정할 때 금융부채평가손실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자 변화가 가속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 신속한 보통주 전환이 컨센서스로 여겨졌던 만큼 발행사와 투자자, 주관사의 행동 양식도 조정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변곡점 맞이한 '보통주 전환' 관행…시작 종 울린 거래소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작업은 예비심사를 신청하기 직전 거쳐야 할 암묵적 합의였다.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할 규정은 아니지만 거래소가 강력하게 권고해 왔기 때문이다. K-IFRS에서 RCPS는 부채로 분류돼 기업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뿐더러, 공모 이후 보통주로 전환될 시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핵심 논리였다.

목표 상장 스케줄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전환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만일 보통주 전환이 지연될 경우 전환일까지의 기간만큼 해당 사업연도의 손익계산서에는 금융부채평가손실이 잡힌다. 자칫 일반 상장의 외형 요건(계속사업이익 발생)을 밑돌 수 있어 거래소가 권고하는 시기보다 이른 시점에서 보통주 전환이 이뤄지는 게 통상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장 스케줄 앞단에서 보통주로 전환할 필요가 한층 낮아질 예정이다. 거래소가 RCPS로 인한 평가손실이 기업의 계속성과는 무관한, 비경상적 항목임을 감안해 심사하겠다고 밝힌 게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평가손실분을 제외한 계속사업이익이 심사에 적용되면 굳이 시간에 쫓겨 보통주 전환을 추진할 유인도 낮아진다.

구체적으로는 상장예비기업의 계속사업이익을 산정할 때 금융부채평가손실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거래소는 "심사 청구 전 사전 협의를 통해 종류주식의 전환에 따른 금융상품 관련 평가손실이 확인서로 입증된 경우 계속사업이익은 조정된 재무 내용을 적용해 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정된 계속사업손익을 형식적 심사 요건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한국거래소

◇RCPS 평가손실 '부담 완화' 예고…실익 가져가는 '발행사·투자자'

물론 거래소가 RCPS의 보통주 전환 기조 자체를 완화시켰다고 보긴 어렵다. 기업들이 취지에 맞는 상장 트랙을 선택하도록 독려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결정이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평가 손실로 일반 상장의 외형 요건을 맞추지 못해 특례 상장으로 선회하는 케이스가 다수"라며 "정작 특례 제도의 취지와는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IB 간담회에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식의 뉘앙스가 제기된 바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에서 내리는 관측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모 전 전환을 요구하는 거래소의 스탠스는 확고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보통주로 전환하는 구조적 부담이 완화돼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우려와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상장예비기업들은 변화의 수혜를 입을 첫 번째 후보로 유력하다고 여겨진다. 당장 RCPS로 발생하는 평가 손실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아도 되니 심사 문턱이 높아진 특례 상장이 아닌 일반 상장을 추진하기가 용이해졌다.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보통주 전환을 간곡히 부탁할 필요도 한층 낮아져 협상력의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RCPS 형태로 비상장사에 투자를 집행하는 벤처캐피탈(VC) 역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이른 시점에서 보통주 전환을 완료하느라 상환권(R)과 공모가 리픽싱 조항 등 투자 안전 장치들을 조기에 포기했지만 이제는 다른 계산이 가능하다. GP 입장에서도 LP의 눈치를 보며 까다로운 설득 과정을 거칠 필요도 낮출 수 있다.

한편 발행사와 투자자 그리고 거래소 사이에서 입장을 조율할 주관사는 이같은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보통주 전환에 대한 거래소의 입장은 여전히 명확한 가운데 발행사 및 투자자 사이드에서의 전환 공감대가 낮아진다면 간극을 좁히는 일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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