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물류사 분석]'택배시장 점유율 4위' 한진, 외형성장 불구 '근심' 배경은⑥매출 50% 이상 택배사업에서 발생, 신성장·수익성 고민
이영호 기자공개 2025-06-27 07:32:11
[편집자주]
대기업 그룹 산하 물류사업은 눈에 띄진 않지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계열사 물류를 책임지며 그룹 자원이 적시적소에 배치되도록 하는 핏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약진과 경제 불황 여파로 물류사는 저수익성과 실적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의 최근 실적 추이와 재무 특성을 분석하고 앞으로 어떤 성장 궤도를 보여줄지를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4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산하 물류계열사인 한진은 택배시장 경쟁 격화 속에서 꾸준한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택배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 신장은 주목되는 성과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하락세가 시작됐고, 별도 기준으로는 실적 정체가 뚜렷하다는 점은 여전한 숙제다.◇한진 주력은 '택배', 1분기 매출 비중 59%
지난해 말 기준 한진 택배 부문 매출 비중은 56.8%를 기록했다. 2023년 대비 약 1%p 떨어졌지만 꾸준하게 과반 이상 매출 비중을 차지하며 한진 주력사업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엔 택배 부문 비중이 59%까지 늘어났다. 명실공히 한진의 핵심사업이라 할만하다.
부문 별 매출은 별도 기준으로 추산되는데 한진은 1조2000억~1조3000억원 정도를 택배 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사업은 물류 부문이다. 물류 부문에선 한 해 매출 26% 전후가 나온다. 글로벌사업부문과 에너지사업부문 매출 규모는 비슷하다. 두 부문 합산 매출은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한진은 지난해 연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매출은 2조5041억원, 영업이익은 99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가시적이다. 2022년 매출 2조8494억원, 2023년 매출 2조8075억원, 지난해 매출 3조154억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사업인 택배사업이 외부 악재에 직면했다. 제1 사업인 택배부문은 쿠팡발 격변 시기를 지나고 있다. 2023년까지만 해도 업계 1위는 CJ대한통운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로 치고 올라온 쿠팡로지스틱스가 2위권과의 격차를 벌리기 시작하면서 택배업계 파이 다툼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진은 대형 택배기업 중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쿠팡로지스틱스 37.6%, CJ대한통운 27.6%, 롯데글로벌로지스 10.3%, 한진 9.7% 순이다. 쿠팡 도약에 CJ대한통운은 올초 주 7일 배송서비스를 시작했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지난 수년간 적극적인 실적 성장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별도 실적은 정체 중, 뚜렷한 신성장 동력 안 보여
연결 실적이 아닌 별도 실적에서 한진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한진은 지난해 별도 매출 2조4374억원, 2023년 2조3997억원, 2022년 2조4244억원으로 2조4000억원 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체기에 빠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핵심 사업인 택배 부문 매출이 이렇다 할 성장을 이어가기 못한 점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연결실적과 별도실적 간 영업이익률 격차도 상당부분 벌어진다.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률은 3~4% 사이였다. 지난해 말 3.3%, 올해 1분기엔 3.7%로 4%를 유지하던 예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별도실적 기준으로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은 급감한다. 2021년 1.1%, 2022년 1.1%, 2023년 1.7%에서 지난해 말 0.5%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도 0.5%로 열악해진 상황이다. 저조한 수익성은 기업에 분명한 부담이다.
물론 수익성 확보 고민은 한진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수익성 제고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택배사업의 특성상 경쟁사와 서비스 차별점을 가져가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단가를 쉽사리 높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택배 부문 체질이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업계 관행을 깨고 익일배송(로켓배송)을 현실화한 쿠팡의 득세로 기존 택배업계는 낯선 경쟁환경에 처했다. 쿠팡이 구축한 익일배송 패러다임을 전통 택배사들이 비용증가를 무릅쓰고 따라잡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다만 한진의 경우 별도가 아닌 연결 실적에서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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