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패시브 한계를 넘는 '액티브 VT' 필요했다" [thebell interview]정의현 본부장 "분산을 위한 분산과 투자자 중심 전략"
이명관 기자공개 2025-06-30 15:16:41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5일 13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상장한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 ETF'는 글로벌 분산 투자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VT(Vanguard Total World Stock ETF)를 국내 시장에 맞게 재해석한 상품이다. VT가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 약 98%를 포괄하며 글로벌 ETF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반면, 미래에셋은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되 운용 구조에 있어 '효율'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놓았다. 상품 개발을 주도한 정의현 본부장은 이번 ETF가 단순한 추종이 아니라, 거래 비용 효율화와 유연한 투자 구조를 결합한 한국형 글로벌 ETF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상품 기획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한다. 단순히 미국 시장에 기대기보다 각국 증시의 사이클 전환 가능성에 주목했고, 그에 맞는 전략적 비중 조절이 가능한 상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상품은 FTSE Global All Cap Index를 기초지수로 삼는다. 이 지수는 전 세계 49개국의 선진국·신흥국 주식 약 1만 종목을 포함해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주식시장의 약 98%를 커버한다. VT 역시 이 지수를 기초로 설계된 대표 ETF다. 그러나 정 본부장은 "기존 VT와 달리 우리는 액티브 유형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기 트레이딩을 위한 액티브가 아니라, 거래비용과 실질 운용의 효율을 고려한 '구조적 액티브'라는 설명이다.
실제 FTSE Global All Cap 지수를 그대로 패시브 방식으로 추종할 경우, 1만 종목을 일일이 담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브로커리지와 수탁 비용이 막대하게 발생한다. 특히 신흥국 소형주의 경우, 실제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이지만 거래비용은 정액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운용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비효율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해 미래에셋은 대형·중형주는 개별 종목으로 직접 편입하고, 소형주는 ETF 등 간접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택했다.
정 본부장은 "지수를 그대로 담는 패시브 방식은 구성 비중이 작아도 일정 수 이상의 종목을 담아야 하는 규정이 있다"며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액티브 구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FTSE 지수 규정상 시가총액의 95% 이상, 종목 수의 50% 이상을 편입해야 하는 패시브 요건은 규모가 작은 상품에는 부담이 크다. 이번 ETF는 지수를 최대한 유사하게 구성하면서도 비용 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 운용 방식도 거래빈도 위주의 액티브는 아니다. 정 본부장은 "분기 단위로 리밸런싱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지수에 최대한 맞추되 유동성 리스크나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정성적 판단으로 제외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는 퀀트 점수화와 정성적 스크리닝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로, 미국 중심의 주도섹터 비중을 전략적으로 조절하거나 특정 국가의 반등 흐름에 따라 지역별 비중을 능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FTSE 측과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최초로 해당 지수를 기반으로 ETF를 상장할 때 FTSE Russell 측도 런던거래소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를 띄울 정도로 적극적인 협업 의지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상품 개발이 아니라, 국내 투자자에게 글로벌 투자 선택지를 넓히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할만하다는 평가다.
정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건 국가 단위에 매몰되지 않고, 우량 자산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진정한 분산 ETF"라며 "어느 국가가 오르든 내리든,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품은 그런 철학이 담긴 국내 최초의 시도"라고 덧붙였다.
국내 ETF 시장이 성숙해지는 가운데,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 ETF는 VT의 철학을 잇되 국내 투자자의 현실에 맞춘 구조적 진화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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