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상법 개정안 통과]계열사 재편하는 HD현대, 추가 IPO 동력 '제한적'건설기계 상장사 두곳, 내년 1월 합병…IPO 잠재후보군, 중복상장 부담

김동현 기자공개 2025-07-10 07:05:04

[편집자주]

상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1963년 처음 상법이 시행된 이래 강력한 개정안으로 평가받는 이 법안을 두고 평가가 여전히 엇갈린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식시장 활성화 등 기대하는 시각이 있는 한편 경영 자율성 침해, 해외 투기자본의 악용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확실한 건 상법 개정이 한국 기업사(史)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점이다. 더벨은 상법 개정안이 국내 대기업집단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7일 16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을 통해 그룹 상장사를 재편하고 있다. 2017년 지주 체제로 전환한 이후 상장사 수를 늘려갔지만 계열사 재편으로 그 수가 감소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중복상장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며 계열사의 추가 기업공개(IPO)에는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HD현대그룹은 지난 3일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건설기계 부문 사업 재편을 추진했다. HD현대그룹이 2017년 지주 체제를 출범하며 인적분할로 상장한 HD현대건설기계와 2021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보유한 또다른 상장사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합병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기계 부문 내 상장사 두곳의 서로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쳐 기업 규모와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HD현대건설기계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내년 1월 HD건설기계(가칭)를 출범한다. 이에 따라 HD현대그룹 내 상장사 수도 10곳에서 9곳으로 하나 줄어든다.

HD현대그룹은 지주사 출범 후 지속해서 상장사 수를 늘렸다.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마린엔진(2024년 편입)과 같이 기존 상장사를 인수하며 그 수가 늘었으나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자회사나 손자회사를 상장한 사례 역시 적지 않다. 기존 회사의 상장 추진은 곧 중복상장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주 체제 출범 당시 5곳이던 HD현대 이하 상장사 수는 지난해 10곳으로 늘었지만 이번에 건설기계 부문의 재편으로 그룹 상장사 수가 처음으로 감소한다.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앞으로 회사 이사진은 기업 분할이나 증자 등 주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일반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이사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주사로선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가 하락 부담을 일반 주주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이에 HD현대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계열사의 추가 IPO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HD현대그룹 내 잠재 IPO 후보군으로는 HD현대삼호와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로보틱스 등 3사를 꼽았다. 안정적인 수익성, 신사업 확대 등으로 과거 그룹 내 주요한 IPO 후보군으로 선정되곤 했다.

그러나 HD현대그룹은 3사 모두 각각의 이유로 최근 IPO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먼저 HD현대삼호는 2년 전 지분 구성에 변화가 생기며 상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2017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 PE로부터 4000억원을 유치하며 회사는 5년 내 상장 조건을 달았다.

시간이 지나며 상장 또는 지분 재매입이라는 선택지 앞에서 모회사 HD한국조선해양은 IMM PE의 HD현대삼호 보유 지분(우선주 15.15%) 전량을 4000억원에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HD현대삼호의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조선업황 개선에 따른 HD현대삼호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자 시장에선 이 회사를 HD현대그룹 상장 후보군에 빼놓지 않았다.

다만 이번 상법 개정으로 HD현대삼호의 상장 추진 전망은 사그라들 전망이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삼호 지분 96.79%를 보유하며 상장 부담에서 자유로운 데다 상법 개정으로 HD한국조선해양 일반주주의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조선 중간지주사로서 HD한국조선해양의 가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로보틱스는 현재 상장보단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과거 세차례나 IPO에 도전했지만 그때마다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모두 철회했다. 2022년 1조원이 넘는 별도 순이익을 냈지만 그 규모가 급격히 줄며 지난해 순손실로 적자전환해 현재 사업재편을 추진 중이다. 2020년 HD현대에서 물적분할로 출범한 HD현대로보틱스는 최근 2년(2023~2024년) 연속 연간 순손실을 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
OS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