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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업’ 집중 두산에너, 베트남 자회사 매각 추진 DH현대와 협상중…매각가 이견으로 딜 종료는 미지수

고설봉 기자공개 2025-06-11 11:06:25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5일 19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베트남 자회사 두산비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상대는 HD현대그룹이다. 아직 딜 초반 단계로 양측은 가격 등 큰 틀에서 논의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격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커 실제 딜이 완료될지는 미지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비핵심 사업 및 자산을 매각해 미래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가스터빈 국산화에 이어 항공기 제트엔진 개발에 나선 두산에너빌리티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미래사업 기틀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HD현대는 베트남 내 생산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에 나섰다. 조선 기자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해외 거점을 마련하는 차원이다. 베트남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해외 저비용 생산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 관계 맞아떨어진 양측, 협상 테이블 앉았다

5일 재계 등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 자회사인 두산비나(Doosan Enerbility Vietnam Co., Ltd.) 매각을 위한 협의를 HD현대와 진행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에서 제시한 매각 가격은 약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HD현대는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양측의 수 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두산에너빌리티가 매각에 나선 두산비나는 19년 전 설립됐다. 2006년 두산에너빌리티의 전신인 두산중공업이 당시 관계사였던 두산메카텍(현 범한메카텍)과 함께 합작해 세웠다. 2010년 두산메카텍이 두산건설에 흡수합병되고 2020년 두산건설이 두산비나 보유 지분을 두산에너빌리티에 모두 넘기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원자력 발전,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가스터빈, 제트엔진 등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해당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는 한편 비핵심 사업 및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비나 매각을 결정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원매자를 물색했고 HD현대와 논의를 진행시켰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두산비나 매각 등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며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에 구축한 가스터빈 전용 시험장에서 정격부하 성능시험 중인 380MW급 가스터빈 전경. *출처=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는 두산비나가 가진 공장부지에 관심을 두고 이번 딜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외 조선 자회사를 지원하려는 HD현대의 전략에 따라 조선 기자재 등 생산시설 확보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자회사를 통해 베트남 현지에 조선소를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HD현대에선 인수 주체로 HD현대미포,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삼호 등 자회사가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현지 조선소의 생산력을 증대하고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딜이 추진되는 만큼 직접 자회사가 나서는 것이다.

HD현대 관계자는 “공급망 안정화 및 사업 기회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으로,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두산비나 가치는 얼마?…가격 협상서 일단 멈춤

두산비나의 가치를 두고 양측간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계상한 두산비나 자산총액은 2024년 말 기준 5997억원이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 2569억원, 자본총액 342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74.96%다.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

실적도 준수하다. 지난해 두산비나는 매출 4537억원, 순이익 3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포괄손익도 316억원으로 투입된 자본 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성장은 멈춘 상태다.

미래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두산비나의 한계는 명확하다. 두산비나는 산업설비 및 기계, 발전 관련 사업 등을 영위한다. 주력은 석탄화력발전소 보일러 사업이다. 세계적인 환경규제 추세로 인해 베트남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는 미래지속성장이 보장되는 업종은 아니다.

특히 두산비나는 현재 한국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추진하고 미래에너지 분야의 고도화된 기술체계를 도입하지 못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모듈원전(SMR)과 가스터빈·해상풍력·수소 등 핵심 에너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주로 국내에서 해당 기술을 개발해 선진국 시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원매자로서 협상에 나선 HD현대로도 두산비나의 석탄화력발전소 보일러 사업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두산비나가 보유한 공장부지 등 생산시설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두산비나는 현지 산업공단 내 100만㎡(약 33만평)에 달하는 부지를 가지고 있고 항구 등 인프라를 직접 누릴 수 있어 매력적이란 설명이다.

양측간 매각가에 대한 이견이 시작되는 지점은 바로 이 곳이다. 서로 두산비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두산비나를 하나의 사업군으로 보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단순한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공장부지로 평가하는 HD현대간 간극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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