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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시장 경쟁체제 점검]애경그룹 '대들보' 된 제주항공, 모회사 지원 기대감⑫그룹발 리밸런싱, 실탄 최대 1조 확보…제주항공 '재무개선·신사업 투자' 가속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5-06-24 08:31:17

[편집자주]

항공시장 재편작업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중심의 FSC 통합에 이어 활발히 추진되던 LCC 인수합병도 중단되고 있다. 항공시장 개편의 다크호스로 등장했던 대명소노그룹이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포기하면서다. LCC간 합종연횡이 중단되면서 한진그룹 1강 체제는 더욱 공고화 할 전망이다. 반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LCC들의 체급 불리기는 요원해졌다. 1강 다약 체제가 고착화하는 항공시장 경쟁체제를 점검하고 각 항공사별 생존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비핵심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제주항공에 대한 대규모 투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애경그룹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제주항공에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애경그룹의 리밸런싱은 항공시장 재편으로 지배력이 저하되는 제주항공에겐 돌파구로 여겨진다. 그룹의 지원을 통해 펀더멘털을 강화하고 대규모 신조기 도입 등 성장 전략을 탄탄히 수행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 진에어의 1강 체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1위를 고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애경그룹 이끄는 1등 계열사 제주항공의 위기

올해 제주항공은 실적 위축과 재무구조 약화를 경험하고 있다. 연초 리스크를 겪으며 재무건전성이 일부 훼손되고 수익 창출력도 저하됐다. 지난해 매 분기 순이익 극대화를 이어가던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순손실 327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항공사들은 1분기 성수기에 매출과 순이익 등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이후 2분기 비수기를 견디며 항공 네트워크를 유지한다. 이어 3분기 성수기에 또 다시 최대한 실적을 끌어올린 뒤 4분기 비수기를 버틴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은 연간 실적의 바로미터인 1분기 외부 변수로 인해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흑자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른 고민거리는 재무구조 악화다. 순손실 발생으로 이익잉여금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자본항목이 위축됐다. 반면 외부 차입 등이 누적되면서 부채항목은 커졌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말 516.63%였던 부채비율은 올 3월 말 614.54%로 3달 만에 97.91% 포인트 상승했다.


실제 최근 꾸준히 제주항공의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다. 2024년 12월 말 7070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올 3월 말 8593억원으로 21.54% 가량 늘었다. 현금성자산 등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5122억원에서 6263억원으로 21.54%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리스부채 등 리스사를 통한 항공기 도입 결과 발생하는 차입금은 그 규모가 크네 늘어나지 않은 반면 직접 금융권 차입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이 신조기를 도입하거나 운영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말 2651억원 수준이던 단기차입금은 올 3월 말 3744억원으로 41.23%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주로 만기 1년 미만 단기차입에 의존해 운전자본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간 리스부채는 11.57%, 유동성리스부채는 4.96% 증가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향후 금융권 차입이 지속 증가한다는 점이다. 2030년까지 신조 항공기 도입이 매년 5대 전후로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재무구조가 악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매년 신조기 도입을 위한 신규 차입금 조달이 예정된 가운데 펀더멘털이 크게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룹발 리밸런싱…제주항공에 신규투자 기대감

제주항공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 애경그룹은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내 비주력 계열사 및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고 주력 계열사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아직 비전과 전략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우선적으로 비핵심 자산 매각에 착수했다.

최근 애경그룹은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그룹 모태인 애경산업과 골프장 중부컨트리클럽(중부CC) 등 매각을 추진 중이다. 불안한 유동성을 개선하고 그룹 내 사업포트폴리오 개선하려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중부CC 매각은 완료 단계로 접어들었고 애경산업은 원매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선 애경그룹이 이번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계약이 끝난 중부CC 매각가는 약 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의 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애경그룹의 지분율 63.38%를 고려하면 대략 6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애경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적용해 이보다 높은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재계에선 애경그룹이 이번 M&A 완료 뒤 그룹 내 핵심사업에 대한 재투자와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재무건전성 악화와 유동성 부족으로 부담이 확대된 주력 계열사들에 자금을 투입해 펀더멘털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계열사로 제주항공이 꼽힌다. 애경그룹 내에서 제주항공의 위상은 가장 높다. 그룹 내 계열사 가운데 자산총액과 매출 등 면에서 제주항공은 가장 영향력이 큰 계열사로 성장했다. 그룹으 떠받치던 석유화학과 유통 등 기존 사업군들이 성장통을 겪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간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총 30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순위 65위 대기업이다. 직접 고용인원은 그룹 전체에 걸쳐 7300여명으로 집계됐다. 계열사 가운데 제주항공은 2696명을 고용하는 가장 큰 회사다.

자산총액에서도 제주항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24년 말 기준 애경그룹의 자산총액은 7조34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계열사는 제주항공으로 그룹 자산의 26.60%인 1조9548억원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매출 등 실적에서도 제주항공이 애경그룹을 지탱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2024년 그룹 전체적으로 4조97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37.34%인 1조8563억원을 제주항공 단독으로 벌어들였다.

순이익 기여도는 훨씬 더 크다. 2024년 기준 애경그룹은 그룹 전체적으로 순손실 239억원을 입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총 189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제주항공이 순이익을 내지 못했다면 애경그룹 전체적으로 순손실 규모가 훨씬 더 커졌을 전망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현재 일부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단계로 매각대금의 활용과 그룹 중장기 리밸런싱 계획 등을 공개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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