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산업+블록체인 콜라보]AI 시대 도래, 다시 고개 든 수요[총론]성과 없었던 과거 딛고 재도전…투명성·위변조불가 장점 조명
노윤주 기자공개 2025-06-24 13:09:32
[편집자주]
과거 여러 보안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에 눈독을 들였었다. '위변조 불가'라는 강점을 염두에 두고 신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다. 시기상조였다. 두 업계의 협업 성과는 오랫동안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위변조 파악, 데이터 암호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블록체인이 그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벨은 보안업계의 블록체인 분야 재진입 가능성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0일 09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체인 열풍이 뜨겁게 불던 2018년 무렵 각종 산업군들이 블록체인 결합을 추진했다. 이때 블록체인을 가장 주목했던 건 보안업계였다. 위변조 불가라는 블록체인의 특장점은 보안과 붙이기 좋은 아이템이었다.하지만 관심은 빠르게 식었다. 블록체인의 속도, 편의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통 산업과는 결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 후 약 7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AI)의 부상과 함께 블록체인이 다시금 보안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블록체인의 비가역성, 투명성 등은 현재 AI가 가진 보안 단점을 해결해줄 있다. 그 사이 블록체인 업계는 개발을 지속해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빠르게 꺼진 블록체인 붐…보안업계 관심도 '냉각'
블록체인이 '4차 산업 혁명 기술' 중 하나로 각광받으면서 과거 보안 기업들도 이를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었었다. 블록체인 기반 새로운 보안 기술을 개발해 신사업 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었다.
가상자산거래소 지닥에 투자했던 지니언스, 블록체인 지갑을 개발한 안랩, 분산신원인증(DID)를 구축한 라온시큐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란지교시큐리티도 블록체인 기반 이메일 아카이브시스템을 출시했었다.

보안 기업들은 블록체인 신사업에 기대감을 표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블록체인의 느린 처리 속도와 익숙하지 않은 개발 방식은 개발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했다.
기존 솔루션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란 지적도 나왔다. 굳이 블록체인을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일례로 이메일 위변조 탐지 여부는 중요한 이슈이긴 했다. 하지만 솔루션을 소비해야 할 기업들은 기존 솔루션 대신 블록체인 관련 보안 상품을 도입할 정도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가상자산 시장 급락도 타격을 줬다. 2018년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긴 침체기를 겪으면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업계 관심도 동반 하락했다. 보안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을 계속 이어갈 동력을 잃게 됐다.
◇AI 콘텐츠 홍수 '상황 반전'…해외부터 국내까지 보안시장 '꿈틀'
블록체인에 대한 보안업계 관심의 불씨가 꺼지는 듯 했지만 최근 상황이 급반전됐다. AI가 상용화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I는 정보를 가공·조작할 수 있다. AI가 생성한 자료와 원본 자료의 구분도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원본 데이터 진위를 보장하는 솔루션 채택이 선택에서 필수로 넘어가고 있다.
글로벌에서 먼저 움직였다. 구글, 인텔, 메타 등이 창립한 'C2PA'에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하나 둘 추가됐다. CP2A는 '콘텐츠 출처와 신뢰성을 위한 연합'의 약자다. 콘텐츠 진위 확인을 위한 워터마크 기술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블록체인 기반 워터마크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자체 보안솔루션 '녹스 매트릭스'를 모바일, TV 뿐 아니라 기타 가전제품까지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AI 가전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녹스 매트릭스에는 블록체인 기술 '트러스트 체인'이 적용돼 있다.
이에 국내 보안기업들도 다시 블록체인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안랩 자회사인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는 올해 3월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엑스가 운영하던 가상자산 지갑 클립과 카스(KAS)를 인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SK텔레콤이 운영하던 대체불가토큰(NFT) 마켓 탑포트와 T월렛 사업 운영권을 이관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SKT는 13억원을 투입해 ABC 지분 19%를 획득했다. 이후 올해 10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을 30%로 늘렸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꾸준히 DID를 개발해 온 라온시큐어도 블록체인 사업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전국민 모바일 주민등록증 구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추가 사업 계약까지 도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디지털제품여권 개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블록체인 업계서는 AI 산업이 확산될수록 블록체인 주목도가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안 업계의 관심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이미 해외에서는 AI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보안 솔루션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며 "국내서는 아직 더디지만 곧 글로벌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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