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후발주자' 한미약품 밸류 '체중감량+근육증강' 패키지 삼중작용제 시장서 레타트루타이드 맞붙는 HM15275, UCN2 병용 '레버리지'
김성아 기자공개 2025-06-27 08:44:15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6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글로벌 GLP-1 제제 비만 시장의 양 축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다. 허가 제품인 위고비와 젭바운드뿐 아니라 이중·삼중작용제 등 후속 약물 개발 단계에서도 크게 앞서 있다.이들 빅파마가 양분한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한미약품은 비장의 한 수가 있다. 바로 체중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유로코틴2(UCN2)' 유사체다. 한미약품은 현재 개발 중인 삼중작용제 HM15275와의 병용요법도 추진하면서 글로벌 비만 시장 내 입지 확보에 나섰다.
◇릴리 '레타트루타이드' 대항마 HM15275, 2상 속도전 중요
한미약품은 현지시간 2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당뇨병 학회(ADA2025)'에서 차세대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로 개발 중인 HM15275의 임상 1상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건강한 성인 및 비만 성인 7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이다. 단일·다회 투여 용량군에서 약 4주간 주 1회 피하 주사한 뒤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 평가를 했다.
4주 반복 투여 최고 용량군인 '0.5-2-4-8mg'에서 4회 투약 후 29일차에 위약 대비 평균 4.81%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최대 체중 감량치는 43일차의 10.64% 감소다.

같은 삼중 작용 기전을 가진 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를 뛰어넘을 수 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레타트루타이드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데다 2상 결과에서 같은 4주 투여 시점의 HM15275보다 소폭 높은 평균 5% 수준의 감량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단순 투여 기간을 기준으로 두고 1상과 2상 데이터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투여 용량이 다른데다 위약군 결과에 대한 조정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2상에서는 레타트루타이드 대비 더 우수한 결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미 동물모델에서 레타트루타이드와 직접 비교한 결과 장기 투약시 훨씬 더 높은 체중 감소 효능을 보였다.
한미약품 임상 관계자는 "1상의 주요 목적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래 계획했던 최고 용량까지도 도달하지 않아 최종적인 약물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긴 어렵다"며 "2상에서는 1상 최고 용량인 8mg다 2배 높은 16mg을 계획 중이고 투여 기간이 길어지면서 증량 기간을 1달로 늘리게 되면 부작용 발생 측면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파마 아성 파고들 한 방 '근육 증가' HM15275 병용에 밸류
한미약품은 HM15275에 대해 7월 곧바로 임상 2상 IND 신청에 돌입한다. 속도전을 위해 빠르게 2상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다만 레타트루타이드의 허가 시점이 이르면 2027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가운데 HM15275와 레타트루타이드의 시장 출시 사이 간극은 적어도 6~7년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을 추구하는 HM15275는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 한미약품의 한 방은 또 다른 파이프라인으로 근육량을 타깃하는 'HM17321'이 있다.
기존 비만 치료제들이 일반적으로 타깃하는 GLP-1 등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 수용체를 타깃하는 UCN2 유사체다. 지방은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도 근육량은 오히려 증가시켜 비만 시장 '게임 체인저'로 개발 중이다.
HM17321은 비임상에서 인간 유래 지방 세포 내 강력한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동시에 골격근 세포 분화 및 근육 형성 과정에도 관여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신규 기전인 UCN2 유사체의 인간 적용 가능성을 전임상 단계에서 입증한 성과다.
한미약품 임상 관계자는 "올해 ADA에서 화두가 된 것은 단연 비만 치료제의 근육 감소"라며 "체중 감소치를 극대화시키는 것도 맞지만 근육 증가를 도울 수 있는 치료제가 붙는다면 굉장히 강력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HM15275와 HM17321의 자체 병용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번 ADA 2025에서도 두 물질의 병용 시 체성분 개선 시너지 효과에 대한 초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 물질 병용을 투여한 쥐 모델에서 가장 높은 체중 감소와 지방량 감소 수치가 나왔다.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 비만 시장을 타깃하는 상황에서 체중감량과 근육 증강제 양대 물질을 패키지로 개발하는 방안에서 밸류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HM15275, HM17321 두 물질 모두 단일요법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며 "UCN2라는 차별화 요소를 통해 기존 GLP-1 유사체 치료제의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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